아침에 잘 일어나기 5

어린 시절에 배운 동요 “둥근 해가 떴습니다”를 기억하십니까?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윗니 아랫니 닦자.
세수할 때는 깨끗이 이쪽저쪽 목 닦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거울을 봅니다.
꼭꼭 씹어 밥을 먹고 가방 메고 인사하고
학교에 갑니다. 씩씩하게 갑니다.♬

노랫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때는 (“라떼는 말입니다~”)
일어나서 씻고 “밥 먹고” 학교 가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흔히 보는 아이들의 일상과는 좀 다르지요.

우선 “이를 닦자”는 부분에서부터 걸립니다.
밥 먹고 이 닦는 것이 요즘의 상식이니까요.
이를 닦는 시점에 대해서는 식전이다 식후이다 치의학계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니
여기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이런 이견은
치약이라는 연마제 함유 화학물질로 이를 닦는 행위만을
이 닦기로 국한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혀로 윗니와 아랫니 그리고 잇몸을 쓱쓱 훑어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입안에 고이는 침을
여러 번 나누어 삼키는 일을 “이 닦기”라고 한다면
노랫말처럼 식전에 이를 닦는 것이 맞겠습니다.

이 동요를 요즘은 이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창문열고 이불개고 아침체조합니다.
세수할 때는 깨끗이 이쪽저쪽 목 닦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거울을 봅니다.
꼭꼭 씹어 밥을 먹고 이를 닦고 가방 메고
인사하고 씩씩하게 학교에 갑니다.♬

최근의 상식에 맞게 살짝 개사한 것 같습니다.
밥을 먹고 이를 닦는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개고 아침체조를 한다고 합니다.

앞서 “아침에 잘 일어나기” 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계속 말씀드렸던 기본원칙들이 이 동요에도 등장합니다.
일단 해가 뜨면 일어나고, 그리고는 몸을 움직여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학교나 직장을 향해 집을 나서기 전에
아침밥을, 그것도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필요한 모든 것은
사실 학동기 이전에 다 배운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또는 초등학교 1학년때 배운 동요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을
우리는 이미 배웠던 것입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기 4

아침에 잠에서 깬 후 이부자리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체조의 한 예로,
동의보감東醫寶鑑[내경편內景篇:신형身形/안마도인按摩導引]에 등장하는
구선臞仙의 歌(노래)를 소개합니다.

구선臞仙은 주권朱權(서기1378년-1448년)의 자字입니다.
주권朱權은 명태조明太祖 주원장朱元璋의 열일곱째 아들로,
호號는 함허자涵虛子, 단구선생丹丘先生, 대명기사大明奇士입니다.
영왕寧王이란 시호를 받았기 때문에 영헌왕寧獻王이라고 불리었습니다.
다재다능하였던 그는 경經, 자子, 구류九流(전국시대戰國時代의 아홉 가지 학파), 성력星曆, 의학醫學, 점복占卜, 도가道家의 황노제술黃老諸術 등을 두루 갖추었다고 합니다. 주권朱權이 편집하여 지은 책은 130여 종으로 역사, 문학, 예술, 연극, 의학, 농학, 종교, 병법, 역산, 잡예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구선臞仙은 서구 문예부흥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에 비견될 수 있습니다.

<臞仙> 有歌曰
구선이 지은 노래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閉目冥心坐 (盤跌而坐)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혀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다)

握固靜思神 (握固者 以大指 在內 四指 在外而作拳也)
주먹을 꼭 쥐고 생각을 고요하게 하고
(주먹을 쥘 때, 엄지손가락은 속으로 넣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감싸 쥔다)

叩齒三十六 (以集心神)
이를 마주치기를 36번 하고
(심신心神을 모으면서 한다)

兩手抱崑崙 (崑崙 頭也. 叉兩手 向項後 數九息 勿令耳聞)
그 다음 두 손으로 곤륜崑崙을 싸고
(곤륜은 머리다. 두 손을 깍지 껴서 목뒤를 감싸고 9번 숨을 쉬는데 [팔뚝으로 귀를 막아] 귀가 들리지 않게 한다)

左右鳴天鼓 二十四度聞 (以兩手心 掩兩耳 先以第二指 壓中指 彈腦後)
다시 좌우左右의 천고天鼓를 24번 울린 뒤
(두 손바닥으로 양쪽 귀를 가리고, 두 번째 손가락을 세 번째 손가락 위에 올려놓았다가 뒤통수를 퉁긴다)

微擺撼天柱 (搖頭左右顧 肩膊隨動 二十四度)
천천히 목[天柱]을 움직인다
(머리를 좌우로 돌리는데, 어깨를 돌아보듯 하여 어깻죽지뼈가 따라 움직이도록 하기를 24번씩 한다).

赤龍攪水渾 (赤龍舌也 以舌攪口中 待津液生而嚥之)
그러면 붉은 용[赤龍]이 물을 휘저어 물살이 일고
(붉은 용은 혀이다. 혀로 입 안을 휘저어 침[津液]이 나오면 삼킨다),

漱津三十六 神水滿口勻 (神水 口中津也)
진액津液으로 36번 양치질하여 신수神水가 입 안에 가득하면
(신수는 입 안의 진액이다)

一口分三嚥 (所漱津液分作三口 作汨汨聲而嚥之)
한 모금을 3번에 나누어 삼킨다
(양치질한 진액을 3번으로 나누어 꿀꺽 소리가 나도록 삼킨다).

龍行虎自奔 (液爲龍 氣爲虎)
용龍이 날고 호랑이가 절로 달리면
(액液은 용龍이고 기氣는 호랑이다)

閉氣搓手熱 (鼻引淸氣 閉之少頃 搓手令極熱鼻中 徐徐放氣出)
숨을 멈추고 손에 열이 나도록 문지른다
(코로 맑은 기를 끌어들여 숨을 잠깐 멈춘 다음, 손바닥을 문질러 뜨겁게 하고 코로는 서서히 기를 내보낸다).

背摩後精門 (精門者 腰後外腎也 合手心 摩畢 收手握固)
등을 문지른 다음 정문精門을 문지르고
(정문은 허리 뒤의 외신外腎이다. 손바닥을 합쳐서 문지르고 나서 손을 꼭 움켜쥔다)

盡此一口氣 (再閉氣也)
이것을 다 하면 한모금의 기를 머금는다
(이때 다시 숨을 멈춘다).

想火燒臍輪 (想心火 下燒丹田 覺熱極 卽用後法)
불이 배꼽 주위를 태운다고 생각하고
(심화心火가 아래로 단전을 태운다고 생각하여 열이 매우 뜨거워짐을 느끼면 다음 방법을 쓴다)

左右轆轤轉 (俯首 擺撼兩肩 三十六 想火自丹田 透雙關 入腦戶 鼻引淸氣閉 少頃)
왼쪽 오른쪽으로 머리를 돌려 척추를 비틀고
(머리를 숙이고 양쪽 어깨를 36번 비튼다. 화火가 단전에서부터 쌍관雙關을 뚫고 뇌호腦戶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서 코로 맑은 기를 들이마시고 잠깐 숨을 멈춘다)

兩脚放舒伸 (放直兩脚)
두 다리를 쭉 펴고
(두 다리를 곧게 편다)

叉手雙虛托 (叉手相交向上 三次 或九次)
두 손을 깍지 끼어 허공을 밀고
(손을 깍지 끼고 위로 올리는 것을 3번 또는 9번 한다)

低頭攀足頻 (以兩手 向前鉤雙脚心 十三次 乃收足端坐)
머리를 숙이고 발을 잡아당겨
(두 손을 앞으로 뻗어 두 발바닥 가운데를 잡아당기기를 13번 하고서 발을 모아 단정하게 앉는다)

以候逆水上 (候口中津液生 如未生急攪取水如前法)
물이 거슬러 올라오기를 기다려
(입에 침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아직 침이 생기지 않으면 급히 앞의 방법대로 하여 침을 마신다)

再漱再呑津 如此三度畢 神水九次呑 (一口三嚥 三次 爲九)
침으로 다시 양치질하고 다시 삼키는 것을 3번 하면 끝나는데, 침은 9번 삼키게 된다
(한 모금을 3번에 나누어 삼키는데, 이를 3번 하여 9번이 된다).

嚥下汨汨響 百脈自調勻 河車搬運訖 (擺肩幷身二十四 及再轉轆轤 二十四次)
꿀꺽 소리가 나도록 삼키면 모든 맥脈이 저절로 조화되고 하거河車의 반운搬運을 마치게 된다
(어깨를 몸이 돌아가도록 24번 돌리고 다시 척추를 24번 돌린다).

發火遍燒身 (想丹田火 自下而上遍燒 此時口鼻 皆閉氣少頃)
그러면 화가 생겨 몸을 두루 태우고
(단전의 화가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와 온몸을 태운다고 생각한다. 이때 입과 코 모두 숨을 잠깐 멈춘다)

邪魔不敢近 夢寐不能昏 寒暑不能入 灾病不能迍
사기邪氣와 마귀가 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어리석음으로 어두워지지 않으며,
추위와 더위가 침입하지 못하고, 나쁜 병이 머뭇거리지 못한다.

子後午前作 造化合乾坤 循環次第轉 八卦是良因
자시子時 이후 오시午時 이전에 하여 건곤乾坤이 조화되면 [기혈氣血]이 잘 도는데, 이것이 팔괘八卦가 잘 도는 원인이다.

낮 시간 잘 보내기 3

하루를 잘 보내는 기본 요령은
내몸의 각 기관들이 각각 주인공이 되는 시간대에 맞춰서
활동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니
별다른 무리없이 일상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일종의 하루일과표(?)를 보여드렸습니다만,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03~05시 수태음폐경 활성화 : 몸이 깨어나서 예열하는 시간
05~07시 수양명대장경 활성화 : 대장 비우기에 좋은 시간
07~09시 족양명위경 활성화: 가장 중요한 첫끼니를 먹는 시간
09~11시 족태음비경 활성화: 소화흡수한 끼니를 에너지화하는 시간
11~13시 수소음심경 활성화: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3~15시 수태양소장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5~17시 족태양방광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7~19시 족소음신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9~21시 수궐음심포경 활성화 :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
21~23시 수소양삼초경 활성화 :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
23~01시 족소양담경 활성화 : 심신心身을 대청소하는 시간
01~03시 족궐음간경 활성화 : 심신心身을 대청소하는 시간

기본적으로 인체를 기계라고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됩니다.
가장 어둠이 짙은 해뜨기 직전 이른 새벽녘(새벽 3~5시 사이)에
인체는 이미 활동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갑니다.
폐장肺臟이 주연으로 무대에 등장하면서 풀무질을 시작합니다.
인체 표면부인 피부쪽으로 기운을 보내면서 예열을 시작하죠.

체력이 약할 때 이 시간대에 땀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식은땀을 밤새 흘린다고들 표현합니다만,
사실은 밤새 흘리는 것이 아니라 새벽녘에 하는 예열작업에
인체가 과민하게 반응하여 흐르는 땀이 식은땀입니다.
이런 땀을 한의학에서는 도한盜汗이라고 합니다.
애써 예열한 열기를 훔쳐가는 도둑같은 땀이라는 의미입니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어지면 이처럼 일상적인 예열작용에도
과민하게 반응하여 열감이 느껴지니
그 열기를 식히려고 땀을 내보내는 것입니다.

어슴푸레 해가 떠오를 무렵(새벽 5~7시 사이)에
기지개를 켜고 이부자리에서 뒹글뒹글 체조하고
설렁설렁 일어나서,
가장 먼저 배변을 해주면 좋습니다.
대장大腸이 가장 힘을 발휘하는 시간대이니까요.
배변작용을 돕기 위해 물 한 잔을 마셔도 좋고
체조할 때 아랫배를 슬슬 문질러주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늦더라도 오전 9시를 넘기지 말고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전7~9시 사이에는 위장胃腸이 기꺼이 일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놓치게 되면
마치 100m 출발선에서 준비자세로 잔뜩 기다리고 있는데
출발신호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위장은 허탈한 경우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위장기능이 실제로 허탈해집니다.
위무력증, 미만성위염, 만성소화불량 같은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위장에서 에너지 재료를 잘 주물러서
다음 소화 단계로 넘겨주어야 양분도 빼내고 에너지도 빼내서
인체라는 기계가 편안하게 작동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무력증이 만성화되어 버리면
그 다음 소화 과정도 무력해지고
인체는 깊숙이 저장해둔 에너지 재료를 꺼내쓰느라
아침부터 용을 쓰니 이미 진이 빠진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침밥이 보약”이라는 말은 절대로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등교 전에, 출근 전에, 집을 나서기 전에
아침밥이라는 에너지 재료를 잘 챙기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점심식사, 저녁식사도 있는데 아침 한끼가 대수인가? 싶으시지요.
아침식사가 주엔진 보충연료이라면,
점심식사는 보조엔진 보충연료이며,
저녁식사는 비상엔진 보충연료입니다.
그래서 아침식사를 가장 잘 먹어야 하고,
점심식사는 유지하는데 부족하지 않으면 되고,
저녁식사는 가능한 가볍게 먹어야 좋습니다.
비상엔진을 과다하게 보충해두는 것은
비상시를 대비해 매일 이삿짐을 싸다시피해서 집을 나서는 형국이니까요.

주요엔진을 채우고나면
실제로 인체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심장心臟이
본격적으로 쌩쌩 달리기 시작합니다. (오전11~오후3시 사이)
이때가 매사 능률이 가장 좋을 때입니다.
노동을 하든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오락을 즐기든
이 시간대에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생산적입니다.
24시간 내내 평생 뛰는 심장이라 하더라도
매일 새 연료를 제때 보충해주면 더욱 열심히, 더욱 오래, 더욱 튼튼하게
잘 달릴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아침식사에 이어 점심식사로 심장이라는 엔진의
원활한 작용을 북돋아주는 것입니다.

불의 기관인 심장心臟은 항상
물의 기관인 신장腎臟과 더불어 작용합니다.
마치 제철소에 큰 용광로가 있다면
그 옆에 역시 그만한 물탱크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오후3~5시 사이에 이런 물작업이 시작되면
슬슬 일과를 마무리할 때가 다 되어간다는 신호입니다.
대륙동쪽에 위치해 여름에 덥고 습한 우리나라와 달리
여름에 덥고 건조한 기후를 보이는 대륙서쪽의 나라들에서는
예전부터 시에스타(la siesta)라는 낮잠자는 풍습이 있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열기보다 건조한 열기는
위로 치솟는 힘이 한층 강렬하기 때문에
한창 더울 때 또는 그 직후에 (주로 오후1~4시 사이에)
그늘에 누워 쉬면서 적극적으로 열을 식히는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오후 3~7시에 이루어지는 소위 물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조치입니다.
주요 활동기를 정리하면서 열이 오른 인체라는 기계를 식혀주어
야간의 휴식기를 준비합니다.

이때가 지나면 대체로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갑니다.
주간활동 시간이 마무리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