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잘 일어나기 3

아침에 잠에서 깨면
무조건 벌떡 몸을 일으키기보다는
누운 채로 뒹굴뒹글 거리면서
(체조, 스트레칭, 요가 등등 뭐라고 부르든) 이런저런 동작들로
온몸의 근육들을 좀 풀어주고 나서
몸을 일으키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자명종소리 같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의해
잠에서 화들짝 깨는 것이 해롭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잠에서 깼다고
몸의 근육을 갑자기 동원하여
몸을 벌떡 일으키는 것 역시 해롭습니다.

밤새 가만히 두었던 온몸의 근육들을
조금씩 데워준다는 기분으로
슬슬 풀어주면서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한결 원만하게 부드럽게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질병 및 부상의 위험도 현격히 감소됩니다.

실제로 아침 기상 시부터 시작되는
이런저런 통증으로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아침과 낮의 기온 차이가 심해지는 환절기나
새벽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더욱 많아집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목이 안 돌아간다”,
“아침에 수건 줍는다고 잠시 숙였는데 허리가 뜨끔 하더라”,
“침대에서 내려 서는데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넘어졌다” 등등

몸을 기계라고 생각하면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새 기계도 물론이지만, 연식이 좀 된 기계일수록
어제 전원을 껐다가 오늘 처음 작동시키려면
예열 과정을 거쳐 서서히 사용하는 것이
기계의 수명을 늘리는 기본 요령입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인체는 초정밀 기계라고 할 수 있으니 더욱 그러합니다.

잠에서 깨고 나면 누운 자리에서 5~10분 정도
뒹굴거리며 해주는 체조, 스트레칭이
내 몸을 잘 사용하는 기초가 됩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기 2

일단 잠에서 깨면 이불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기가 참 싫습니다.
특히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겨울 아침에는 더욱 싫습니다.

그렇지만 24시간 내내 이불 속에서만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혹은 몸 상태에 따라 그렇게 해야 할 때가 있겠지만,
항상 그렇게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 됩니다.)
어차피 이불 밖으로, 방 밖으로, 집 밖으로,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
살아있는 생명체의 숙명이라면, 그래서 이왕에 일어나야 한다면,
일어나야 할 시간대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요령은
“해(the Sun)와 같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사람은 올빼미나 박쥐 같은 야행성 생물이 아닙니다.
주간에 주요 활동을 하도록 생물학적으로 준비되어 있는 주행성 생물입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內景篇: 身形/四時節宣]에도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春欲晏臥早起
夏及秋欲侵夜乃臥早起
冬欲早臥而晏起 皆益人
雖云早起 莫在鷄鳴前 晏起 莫在日出後”
“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고,
여름과 가을에는 밤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사람에게 이롭다.
일찍 일어나더라도 닭이 울기 전에 일어나면 안 되고,
늦게 일어나더라도 해가 뜬 뒤에 일어나며 안 된다.”

기본적으로 해가 떠있는 동안 일어나서 활동하고,
해가 지고 나면 집으로, 방으로 돌아가 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夏至 전후로는 하루 중 활동시간을 최대로 늘려도 좋고
동지冬至 전후로는 하루 중 활동시간을 최소로 줄여야 좋습니다.
해가 아침에 떠서 저녁에 지듯이,
그리고 여름에는 일찍 떠올라 늦게까지 머물고 겨울에는 늦게 떠올라 일찍 지듯이,
그렇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생활하는 것이
몸을 무리하지 않고 가장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본요령입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기 1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는 과정은
가능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자명종이나 휴대폰의 모닝콜, 심지어 누군가의 기상재촉 소리 등으로
느닷없이 억지로 일어나 허겁지겁 정신없이 출근이나 등교 준비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해롭습니다.

하루는 일생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침을 시작한다는 것은 오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며,
어제와는 또 다른 내가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새 생명의 탄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순산이 가장 바람직하듯이,
매일 아침 일어나기도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건강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內景篇> [夢/魂離不睡]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平人肝不受邪 臥則魂歸於肝 神靜而得寐”
“간肝이 사기邪氣를 받지 않은 건강한 사람은 누우면 혼魂이 간肝으로 돌아가 신神이 안정되어 잠을 잘 수 있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 우리의 혼魂은 간肝에서 쉬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면 혼魂이 놀라고 간肝을 해치게 되어 매사를 시작할 때 필요한 불끈 솟는 용맹심이 약해집니다.
그러니 더욱 일어나기 힘들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아침에 자연스럽게 깨어나려면
우선 해가 들어오는 남동쪽의 창을 막아 놓으면 안 됩니다.
커튼을 치더라도 빛이 비칠 수 있는 재질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빛으로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잠깨기입니다.

하루 잘 보내기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하루 하루가 모이고 쌓여 한 주, 한 달, 한 해가 되고
한평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일생을 살면서
지나간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후회하기도 하고
다가올 미래를 기대하거나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과거와 미래는 허상虛像입니다.
지나간 과거를 되돌려 잡을 수도,
다가올 미래를 앞당겨 잡을 수도 없으니까요.
물론 현재도 순간순간 과거에서 미래로 교차되면서
잡을 수 없는 대상이 연속되는 것이지만
그 순간순간에 찰나刹那로나마 실상實像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지금-여기(Here-and-Now)”가 중요한 것입니다.

영화 “쿵후 팬더”에서 거북 대사부(Master Oogway)가 이런 얘기를 합니다.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but today is a gift!
That’s why it is called the Presents.”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불가사의지만, 오늘은 선물이다!
그래서 오늘을 선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나가 버린 ‘어제’나, 아직은 알 수 없는 ‘내일’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바로 ‘오늘’, 지금-여기는
내가 어찌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순간을 잘 보내는 것이 곧 일평생을 잘 보내는 기초가 됩니다.
웰빙(well-being)[곧 안녕安寧]이 웰에이징(well-aging)을 거쳐 웰다잉(well-dying)으로,
궁극적으로 well-died[곧 호상好喪]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찰나순간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주기가 하루이고,
이 하루는 곧 일평생을 압축하는 축소판이 될 수 있습니다.

해 뜰 무렵 어슴푸레한 여명黎明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합니다.
마치 사춘기를 지나면서 몸도 마음도 여물어 세상 밖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듯이요.

아침식사를 제때 든든히 마치고 하루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마치 청년기에 뜻을 세우고 자립하듯이요.

한창 낮 시간에 열심히 활동을 이어갑니다.
마치 청장년기에 열심히 자기 영역에서 부지런히 일하듯이요.

그리고 해질 무렵이 되면 하던 일을 서서히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장년기를 마무리하면서 여전히 활동하고는 있지만 한창때처럼은 아니듯이요.

그리고 한밤중이 되면 그야말로 누워서 쉬면서 다음날을 대비합니다.
마치 노년기에 세상의 주역으로 나서기보다는 한걸음 떨어져서 지켜보고 지원하듯이요.

잘 시작한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이렇게 잘 마무리된 하루는
다시 새로운 하루를 잘 시작하는 바탕이 되어줍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는
서로 물고서 돌고 돌아갑니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면서 이번 생은 시작부터 망했다고 생각한다면
하루를 잘 시작하도록 애써봅니다.
즉 제때 일어나서 제때 아침식사를 합니다.
잘 시작된 하루하루가 쌓이면 일생의 궤도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향후 노년이 걱정된다면,
하루를 잘 마무리하도록 애써봅니다.
즉 저녁식사를 늦지 않게 간소히 하고 제때 누워 쉽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타령을 하면서 ‘난 아직 젊다, 아직 늦지 않았다’ 라고 믿고 싶은 것은
사실은 나의 늙음이, 미래의 노년이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몸이든 마음이든 진짜 “젊은” 이들은 그런 호기豪氣를 부리지 않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이 순간을 그냥 누릴 뿐이지요.

그리고 낮 시간 동안에는
노동이든 운동이든 뭔가 활동을 하면서 지냅니다.

이렇게 잘 다듬어진 하루가
“나”라는 집을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벽돌 한 장이 되고,
이렇게 잘 만들어진 나는
세상을 든든하게 버텨주는 울타리의 한 부분이 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안녕하세요!

제원한의원장 박연수입니다.

사람은 몸과 마음이라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부분을 함께 지닌 생명체입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힘들어지고,
마찬가지로 마음이 괴로우면 몸 역시 괴롭게 마련입니다.

질병은 이처럼 몸과 마음이 같이 만들어낸
일종의 습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에 대한 충실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질병에 대해
이해하고 적절하게 관리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원장 박연수 (한의사, 심리학박사)